입고 No.004 물건 19세기 일본

지금도 화투를 만듭니다

가게 선반 앞에서 화투 한 장을 들여다보는 점원과 계산대에 펼쳐진 화투 부채

닌텐도는 1889년에 화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만듭니다.

교토의 작은 가게가 손으로 화투를 그려 팔았다. 그 뒤로 이 회사는 택시도 하고 즉석밥도 만들었다.
접은 사업도 많았다. 그런데 화투는 지금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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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정보
품목번호
004
품목
물건
오늘의 점원
닌텐도(任天堂)
원산지 (사건의 무대)
일본 교토
제조연도
1889년 –
상품구성
본품 8 + 덤 1
작업대에서 붓과 붉은 물감으로 화투 그림을 그려 넣는 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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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상품에는 전원 버튼이 없었다

1889년 교토. 야마우치 후사지로가 화투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열두 달에 네 장씩, 모두 마흔여덟 장. 소나무, 매화, 벚꽃 같은 그림이 들어간 작은 카드였다. 당시에는 손으로 그림을 그려 만들었다.

가게 이름은 닌텐도.

지금 이 이름을 들으면 게임기를 떠올린다. 하지만 시작은 종이와 붓이었다.

닌텐도의 첫 상품에는
전원 버튼이 없었다.

창업 당시 상호는 「닌텐도 코파이(任天堂骨牌)」로 전한다. 骨牌는 카드류를 가리키는 옛말이다. 사명의 뜻을 두고 해석이 여럿 돌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기와집 가게 앞에 화투 상자를 쌓아둔 점원과 그 앞을 그냥 지나쳐 가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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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려도, 평판은 별개였다

화투에는 도박의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그림은 꽃과 나무였지만, 그 카드로 돈을 걸고 놀기도 했다. 만드는 쪽에서 정성을 들인다고 물건의 평판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닌텐도의 초기 역사를 이야기할 때 야쿠자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화투가 도박에 쓰였다는 사실과 닌텐도가 야쿠자와 거래했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후자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카드를 만드는 회사에는 물건 말고도 바꿔야 할 것이 있었다. 사람들이 그 물건을 바라보는 눈이었다.

카드에 그려진 것은 꽃이었다.
따라붙은 이미지는 도박이었다.
가족 사진이 걸린 벽 앞에서 꽃 그림 카드와 흰 카드 두 벌을 나란히 놓은 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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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위에 캐릭터를 올렸다

닌텐도가 만든 카드는 화투만이 아니었다. 서양식 트럼프도 만들었다.

1953년에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플라스틱 카드를 만들었다. 종이보다 오래 가고 물에 강했다.

그리고 1958년, 디즈니와 계약했다. 서양식 트럼프에 미키 마우스를 올렸다.

카드를 보고 떠올릴 만한 것이 달라졌다. 도박에 쓰는 물건에 미키 마우스가 등장하자, 가족이 함께 노는 장난감으로도 다가갈 수 있었다.

판매는 한 해 60만 갑을 넘겼다고 전한다.

마리오가 나오기 한참 전부터 닌텐도는 캐릭터가 그려진 카드를 팔고 있었다.

남의 캐릭터였을 뿐이다.

게임 속 캐릭터를 만들기 전에
카드 위에 캐릭터를 올렸다.

디즈니 계약 시점을 1958년으로 적은 자료와 1959년으로 적은 자료가 있다. 60만 갑이라는 수치도 표현이 자료마다 다르다.

선반 아래 청소기와 밥 짓는 도구를 늘어놓고 상자를 정리하는 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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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투 가게가 택시까지

1949년, 스물두 살 야마우치 히로시(山内溥)가 회사를 맡았다. 할아버지가 쓰러지는 바람에 대학을 중퇴하고 들어왔다.

카드는 팔리고 있었다. 하지만 카드만으로 회사를 얼마나 더 키울 수 있을까. 닌텐도는 다른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그 목록은 카드 회사답지 않았다.

택시 회사를 차렸다. 다이야 교통, 1960년. 1969년에 팔았다.

즉석밥을 만들었다. 일본산요식품, 1965년에 정리했다.

작은 진공청소기도 만들었다. 이름은 「치리토리」였다.

화투를 만들던 회사가 사람을 태우고, 밥을 팔고, 바닥을 청소할 물건까지 내놓은 것이다. 그리고 전부 접었다.

다음 상품이 게임기일 줄은
이 목록만 봐서는 알기 어렵다.

이 목록은 후대의 정리와 연구자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것이다. 전부 닌텐도 본체가 직접 굴렸다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계산대 위에서 나무 집게 장난감을 펼쳐 보이는 점원과 옆에서 들여다보는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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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장난감이 팔렸다

다른 사업을 벌이던 사이, 장난감에서도 길이 열렸다.

1966년, 사내 설비 정비를 맡고 있던 요코이 군페이가 만든 집게가 상품이 됐다. 손잡이를 움직이면 길게 늘어나 멀리 있는 물건을 집는 장난감이었다.

이름은 「울트라 핸드」.

멀리 있는 걸 집는다. 그게 기능의 전부다. 그런데 그게 팔렸다.

1969년에는 「러브 테스터」가 나왔다. 두 사람이 센서를 하나씩 잡고 남은 손을 맞잡으면, 바늘이 움직이며 사랑의 정도를 알려준다는 물건이었다.

당연히 전기 계측 장치가 연애 상담을 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손을 잡을 구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걸로 충분했다.

사랑을 재는 장난감이
손을 잡을 구실이 됐다.
선반에 놓인 낡은 전자계산기들 앞에서 작은 액정 기기를 두 손에 든 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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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기술로 새 장난감을

요코이의 개발 철학을 설명하는 말이 있다.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枯れた技術の水平思考)」다.

여기서 낡았다는 것은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다. 이미 널리 쓰여 성능을 알고, 가격도 내려간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걸 다른 용도로 써보는 것이다.

닌텐도는 1977년 TV에 연결하는 가정용 게임기를 내놨다. 1980년에는 「게임&워치」가 나왔다.

게임&워치는 전자계산기 등에 쓰이던 액정 기술을 놀이에 활용했다. 작은 화면에 시계와 게임을 함께 넣었다.

최신 기술이 아니어도 손에 쥐고 놀기에는 충분했다.

그리고 1983년, 패미컴이 나왔다. 화투와 장난감을 만들던 회사의 상품 목록에 이제 게임기가 자리 잡았다.

익숙한 기술에도
새로운 놀이가 남아 있었다.

이 말은 요코이 본인의 책 『요코이 군페이 게임관(横井軍平ゲーム館)』(1997)에 나온다. 참고로 패미컴은 닌텐도의 첫 게임기가 아니다. 1977년 제품이 먼저다.

천장 조명 아래 계산대에서 빈 상자를 앞에 두고 손을 들어 물건을 물리는 점원, 카운터 앞판에 「보류 · 근거 확인 불가」 명패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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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까지 했다고?

택시, 즉석밥, 청소기. 닌텐도의 옛 사업 목록에는 러브호텔 이야기도 따라붙는다.

앞의 목록을 보고 나면 호텔 하나쯤 더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이 일화는 사정이 다르다.

여러 책과 기사에 등장하지만, 이야기를 추적한 조사에서는 관련 사업체의 이름이나 주소를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이야기가 여러 곳에 실려 있다는 것만으로 실제 사업이었다고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러브호텔 사업이 없었다고 증명된 것은 아니다. 다만 닌텐도가 했던 사업으로 적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사업 이력이 워낙 별나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일화까지 그럴듯하게 들리는 셈이다.

화투 상자가 쌓인 선반 앞에서 화투 한 갑을 들어 보이는 점원, 선반 턱에 「1889년부터 지금까지 판매 중」이라고 적혀 있다
08/ 08 · 마지막 장

그런데 화투는 안 접었다

여러 사업을 거쳐 게임 회사가 됐다. 그렇다고 처음 만들던 물건까지 접은 건 아니었다.

닌텐도는 지금도 화투를 만든다.

일본 공식 사이트 제품 목록에도 화투가 올라와 있다. 마리오를 그려 넣은 화투까지 있다.

택시와 즉석밥 사업에서는 손을 뗐지만, 창업 때부터 만들던 카드는 남았다. 게임기가 상품 목록에 들어온 뒤에도 화투의 자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1889년에 붓으로 그리던 물건을, 게임기를 몇 세대나 만든 지금까지 카탈로그에서 안 뺐다. 137년째다.

공식 목록에 올라 있는 화투는 「다이토료(大統領)」, 「후쿠텐구(福天狗)」, 「미야코노하나(都の花)」 같은 이름으로 팔린다. 가부후다도 같은 목록에 있다.

지금도 만드는 것

화투도, 마리오 화투도

처음 만들던 카드에 이제는 자기 캐릭터를 그린다.

대충, 한마디

게임 회사가 되고도, 첫 물건은 아직 진열대에 있네요.

끼워팔기

화투에는 왜 숫자가 없을까

나무 받침에 세워둔 카드들 — 서양식 무늬가 그려진 카드, 초승달과 꽃이 그려진 카드, 그리고 붉은 테두리의 화투

화투는 카드인데 숫자가 없다. 꽃과 나무, 새 같은 그림이 있고, 열두 달로 나뉘어 있다.

처음부터 이런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화투의 역사는 포르투갈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서양식 카드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에서는 이를 본뜬 카드가 만들어졌고, 카드놀이에는 도박이 따라붙었다.

금지와 단속이 이어지는 동안 카드의 모양도 바뀌었다. 화투의 꽃 그림은 그 긴 변화 속에서 자리 잡았다.

누군가 한 번에 숫자를 지우고 꽃을 그려 완성했다기보다는, 여러 형태의 카드가 생기고 바뀐 끝에 지금의 모습에 이른 것이다.

그렇게 일본에서 모양을 갖춘 카드는 한국으로도 건너왔다. 그림과 색, 재료와 놀이 방식은 다시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플라스틱 화투가 널리 퍼졌다. 명절에 모여 앉아 치는 익숙한 물건이 됐다.

포르투갈에서 건너와 일본에서 모양을 갖춘 카드가, 한국에서는 또 다른 모습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작은 카드 한 벌도
건너온 길은 꽤 길다.

임진왜란 때 들어왔다는 설도 있지만 19세기 말 항구를 통해 퍼졌다는 쪽이 유력하게 다뤄진다. 그리고 닌텐도가 일본 최초로 플라스틱 카드를 만든 게 1953년, 한국 화투가 플라스틱으로 바뀐 게 1950년대다. 시기는 가깝지만 둘을 잇는 자료는 찾지 못했다.

매입처

任天堂 — 花札・株札 공식 제품 페이지 · 현행 제품 목록. 大統領 / 福天狗 / 都の花 / 마리오 화투, 가부후다

任天堂 — 会社の沿革 / Company History · 창업과 제품 출시 시점, 1977년 가정용 게임기, 1980년 게임&워치, 1983년 패미컴

Wikipedia — History of Nintendo · 창업자, 1953년 플라스틱 카드, 1958년 디즈니 계약과 60만 갑, 1949년 취임, 다이야 교통·즉석밥·치리토리, 1966년 울트라 핸드

NintendoWiki — Nintendo love hotel · 러브호텔 이야기의 출처 추적, 유가증권보고서·일본어 서적 조사 결과, 저자 본인의 부정

AUTOMATON WEST — Nintendo love hotel urban myth · 러브호텔설의 재유포 경위와 조사 소개

NintendoWiki — Early stigmatisation of Nintendo and ties to the Yakuza · 1907년 도박 금지, 화투와 도박의 결부, 야쿠자 문신. 거래 관계는 확인되지 않음

Tofugu — Nintendo Collection Master, Isao Yamazaki · 택시·식품 사업, 울트라 핸드와 러브 테스터 실물

ニコニコ大百科 — 「枯れた技術の水平思考」 · 출전이 『横井軍平ゲーム館』(1997)이라는 점과 용어의 정의, 게임&워치의 사례

Nintendo World Report — Nintendo's Forgotten Product Lines: Hanafuda and Kabufuda (2013) · 화투 제품 라인과 판매 지속

Unseen Japan — Hanafuda: How a Banned Game Defined the Pre-Pokémon Era · 1543년 다네가시마와 포르투갈 카르타, 1600년대 금지, 열두 달 꽃으로의 재구성

세계일보 — 「명절에 재미 삼아 하는 화투, '일본놀이'냐 '한국놀이'냐」 (2019) ·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19세기 말 쓰시마 상인을 통한 전래, 1950년대 플라스틱과 한국에서의 대중화

위키백과 — 화투 · 전래 시기의 여러 설, 하나후다와 화투의 차이

이 페이지의 그림은 AI로 제작한 이야기용 연출이며, 실제 인물의 외모나 당시 현장을 재현한 기록 사진이 아니다. 연도와 수치는 자료마다 표기가 달라 확인되는 값을 기준으로 적고 갈리는 부분은 성분표와 보충에 남겼다. 『横井軍平ゲーム館』과 『Game Over』는 원문을 직접 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