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No.003 사고 1980년대 미국

구멍 하나에 호수가 빠졌다

기울어진 시추탑이 서 있는 호수와 물가에서 그것을 보는 점원

호수 아래로 시추공을 하나 뚫었습니다.
지름 약 36센티미터짜리였습니다.

1980년 11월 20일 아침, 미국 루이지애나. 몇 시간 뒤 호수는 바닥을 드러냈다.
며칠 뒤 그 자리는 다시 물로 채워졌지만, 돌아온 물은 전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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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정보
품목번호
003
품목
사고
오늘의 점원
지름 약 36cm 시추공
원산지 (사건의 무대)
미국 루이지애나
제조연도
1980년
상품구성
본품 7 + 덤 1
기울어진 시추 시설 갑판에서 난간을 붙잡은 점원과 굴러가는 공구
01/ 07

드릴이 걸렸다

레이크 페니어(Lake Peigneur)는 수심 3미터 남짓한 얕은 민물 호수였다. 낚시하기 좋고, 호숫가에는 관광용 정원도 있었다.

그날 아침 호수 위에서는 석유 시추가 진행되고 있었다. 텍사코(Texaco)가 석유를 찾고 있었고, 실제 작업은 윌슨 브라더스(Wilson Brothers)라는 시추업체가 맡았다.

드릴이 지하 370미터 남짓한 지점에서 걸렸다.

빼내려는 동안 아래에서 뭔가 터지는 소리가 올라왔다. 시추탑이 기울기 시작했다.

수심 3미터짜리 호수였다. 그런데 시추 시설은 계속 기울었다.

작업자들은 장비를 두고 대피했다.

호수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때는 알 수 없었다.

시작은 드릴 하나였다.
기울기 시작한 것은 시추탑이었다.

약 36센티미터는 처음 시추한 구멍의 지름이다. 사고가 진행되면서 넓어진 물길 전체가 그 크기였다는 뜻은 아니다.

어두운 소금 갱도에서 흙탕물을 등지고 대피하는 광부들
02/ 07

그 아래에도 사람이 있었다

호수 아래에는 소금 광산이 있었다. 다이아몬드 크리스털 솔트 컴퍼니(Diamond Crystal Salt Company)가 운영하는 갱도였고, 그날도 안에서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지하 약 400미터. 전기 작업을 하던 사람이 장비 주변으로 밀려오는 흙탕물을 발견하고 주변에 알렸다.

작업반장들이 대피 절차를 가동했다.

경보가 닿지 않는 구역도 있었다. 그곳의 동료들을 데리러 간 사람들이 있었다. 지하 작업자들은 승강기 운전원과 연락하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갱도 안의 작업자들은 전원 대피했다.

위에서는 호수가 빠져나갔고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빠져나왔다.
호수 한가운데 열린 소용돌이와 그 가장자리를 도는 바지선들
03/ 07

호수에 배수구가 생겼다

구멍은 작았지만 소금은 물에 녹는다.

물이 들어가면서 물길이 넓어졌고, 넓어질수록 물이 더 빨리 들어갔다.

욕조 마개를 뽑은 것과 비슷했다. 다만 물을 받는 쪽이 배수관이 아니라 거대한 지하 광산이었다.

호수에 소용돌이가 생겼다.

시추 시설과 예인선, 바지선들이 차례로 끌려 들어갔다. 호숫가의 땅도 약 26헥타르가 무너져 내렸다. 나무와 온실, 정원이 그 위에 있었다.

그날 현장에 있던 마이크 리처드(Mike Richard)는 땅이 큰 덩어리째 떨어져 나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호수에서 낚시하던 사람도 있었다.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진흙 바닥에 발이 묶일 뻔했다.

몇 시간에 걸쳐 호숫물이 거의 빠져나갔다.

호수에 배수구가 생겼다.
그 아래에는 광산이 있었다.

호숫물이 광산으로 들어갔다는 설명과, 시추공이 광산에 처음 연결된 경위를 확정하는 것은 별개다. 그 연결 경위에 대해서는 이후에도 주장이 갈렸다.

운하에서 낮아진 호수 쪽으로 쏟아지는 흙빛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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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가 거꾸로 흘렀다

레이크 페니어는 델캉브르 운하(Delcambre Canal)를 통해 바다와 이어져 있었다. 평소에는 호수 물이 운하를 따라 빠져나갔다.

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자 흐름이 뒤집혔다.

바닷물이 운하를 거슬러 호수 쪽으로 밀려들었다. 운하와 낮아진 호수 사이에는 큰 낙차가 생겼고, 그 자리에 폭포가 생겼다.

호수 물이 나가던 출구가 호수를 채우는 입구가 됐다.

물이 빠진 자리를
바다가 채우러 왔다.

폭포 높이를 150피트로 적은 자료와 164피트로 적은 자료가 있다. 약 46미터에서 50미터 사이다.

잔잔해진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바지선 두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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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몇 척은 돌아왔다

물이 지하 갱도를 채우면서 안에 있던 공기도 밀려났다. 공기와 물이 갱구를 통해 솟구쳤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호수에 물이 다시 찬 뒤, 사라졌던 바지선 아홉 척이 수면 위로 도로 떠올랐다.

끌려 들어간 바지선은 열한 척이었다. 그중 아홉 척이 돌아온 것이다.

땅과 시설을 삼킨 호수에서 배가 다시 나타났다.

들어갈 때는 열한 척.
돌아온 것은 아홉 척이었다.

물이 솟구친 장면과 바지선이 다시 떠오른 장면은 같은 순간이 아니다. 바지선의 귀환은 물이 다시 찬 뒤의 일로 전해진다.

다시 채워진 호수 한가운데 홀로 남은 벽돌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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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호수는 조금 짰다

물은 돌아왔지만, 호수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얕은 민물 낚시터는 훨씬 깊어졌다.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물의 성질도 달라졌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인 호수가 된 것이다.

호숫가도 달라졌다. 무너진 땅은 물에 잠겼고, 그 자리에는 굴뚝 하나가 물 위로 남았다.

호수는 다시 찼지만, 정원은 돌아오지 않았다.

사고 이후 최대 수심

약 60미터

수심 3미터 남짓하던 호수에 깊은 자리가 생겼다.

회의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과 펼쳐진 지도
07/ 07 · 마지막 장

책임은 합의로 정리됐다

남은 일은 책임을 가리는 것이었다.

광산 회사는 텍사코 쪽의 시추가 갱도 천장을 뚫었다고 주장했다. 시추업체 쪽 전문가들은 시추공이 광산에 닿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호수는 달라졌는데, 무엇이 사고를 시작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1983년, 광산 회사와 텍사코·시추업체 사이에 법정 밖 합의가 이뤄졌다.

광산 회사는 3,200만 달러를 받았다. 그중 윌슨 브라더스가 6.25퍼센트를 냈고 나머지는 텍사코가 냈다.

정원 쪽에는 1,280만 달러가 갔다. 이쪽은 셋이 나눠 냈다. 텍사코 70퍼센트, 윌슨 브라더스 5퍼센트, 그리고 광산 회사가 25퍼센트.

돈을 받은 쪽이 다른 자리에서는 돈을 냈다.

합의금은 정해졌다.
원인에 대한 설명은 끝내 엇갈렸다.
대충, 한마디

석유는 못 찾고, 호수만 깊어졌네요.

끼워팔기

소금 캐는 곳에서 왜 석유를 찾았나

지층을 뚫고 올라온 흰 소금 기둥과 그 양옆에 고인 기름을 보여주는 단면 모형

애초에 왜 호수 아래에 소금 광산이 있었고, 왜 그 주변에서 석유까지 찾고 있었을까.

두 작업장이 같은 곳에 모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아주 오래전 이 지역에는 두꺼운 소금층이 쌓였다. 그 위로 퇴적물이 덮였고, 오랜 시간 압력을 받은 소금은 서서히 변형되며 위로 밀려 올라왔다.

그렇게 솟아오른 거대한 소금 덩어리를 소금 돔(salt dome)이라고 한다.

소금 돔은 두 가지 일거리를 만든다.

하나는 소금이다. 덩어리를 파내면 소금 광산이 된다.

다른 하나는 석유다. 소금 덩어리가 올라오면서 주변 지층을 휘게 만들고, 그곳에 석유와 가스가 모여 갇힐 수 있는 구조가 생긴다. 잘 스며들지 못하게 막는 소금층도 그 역할을 돕는다.

소금 돔이 석유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석유가 모이기 좋은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소금을 캐고, 다른 쪽에서는 그 주변의 석유를 찾았다.

같은 지하 지형을 보고
한쪽은 소금을, 다른 쪽은 기름을 봤다.

매입처

UPI — Settlement reached in Jeff Island accident (1983) · 합의 금액과 지급 비율, 재판 전 합의, 양측 전문가의 상반된 결론

Atchafalaya Water Heritage Trail — Lake Peigneur at Rip Van Winkle Gardens · 물에 남은 굴뚝, 바지선 아홉 척 부상, 재충수, 기수화, 폭포 150피트, 원인 미규명

Wikipedia — Lake Peigneur · 날짜와 회사, 14인치 드릴, 육지 65에이커 등 대조용. 수심·폭포 높이·최상급 표현은 단독 근거로 쓰지 않음

64 Parishes — Lake Peigneur Drilling Accident · 텍사코·윌슨 브라더스·다이아몬드 크리스털, 운하 역류

NIOSH·CDC — Underground Mining Self-Escape and Mine Rescue Practices (2023) · 경보 전달, 미도달 구역 인원 확보, 승강기 운전원과의 연락

FOX 8 — Heart of Louisiana: Lake Peigneur · 목격자 마이크 리처드, 지반 붕괴, 낚시객

Amusing Planet — The Lake Peigneur Drilling Disaster · 드릴이 걸린 깊이, 소리, 배수 경과

Louisiana State Exhibit Museum — Salt Dome Cutaway · 소금 돔의 형성과 석유 집적, 다섯 섬

이 페이지의 그림은 AI로 제작한 이야기용 연출이며, 실제 인물의 외모나 당시 현장을 재현한 기록 사진이 아니다. 깊이와 높이, 인원과 시간은 자료마다 수치가 달라 확인되는 값을 기준으로 적고 갈리는 부분은 성분표에 남겼다. 1981년 연방 광산안전보건국 조사보고서는 존재를 확인했으나 원문 전체를 열람하지 못했다.